2016년 4월 5일 화요일

선조의 얼, 용인대에서 빛나다.

▲ 팔도총도 원형모사 재현본

▲ 이태승(불교회화 연구소장 겸 예술대학장)교수

▲ 이태승(불교회화 연구소장 겸 예술대학장)교수가 집경전구기도첩 임서를 하는 모습



불교회화는 민족의 역사가 서린 소중한 전통문화로서, 그림을 통해 불교적 신앙과 이념을 가시화하는 예술의 한 장르이다.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본교 불교회화연구소가 작년 규장각 고지도 및 회화자료 모사본 제작이라는 뜻 깊은 사업을 맡아 올해 1월 최종적으로 완수했다. 본교 불교회화연구소연구진이 모사기법을 활용해 1년여의 시간과 정성으로 수 백년전 옛 조상들의 혼과 얼이 담긴 작품과 기록물들을 다시 재현해냈다.
 
모사를 단순한 작품복제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본기자도 취재 중 이태승(불교회화 연구소장 겸 예술대학장)교수와 고정한(연구책임자)교수 두 분의 진지한 설명을 듣고난 후 비로소 모사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되었다.
 
단순한 복제품? 아닌 수많은 훈련이 필요한 작업
규장각 모사본 제작에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단순히 복제품을 찍어내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옛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모든 것 하나하나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사업으로 모사된 숙종대(17C) 고지도 팔도총도와 정조대(18C) 예장첩 집경전구기도첩을 과학적 분석자료를 근거로 전통기법으로 재현한 한지에 천연물감을 사용해서 모사했다. 원형을 잃은 팔도총도의 표장을 천연으로 염색한 비단을 사용해서 조선식 표장으로 재현했다. 표현기법, 재료, 염색 및 도침, 필획을 살린 글씨체 중봉용필법(中鋒用筆法) 등 모든 제작 과정은 전통기법을 사용해 수작업했다.
이번 작업은 용인대학교 불교회화연구소가 규장각과 함께한 사업이라 가치가 크다. 이번 제작 사업 분석 과정에서 밝혀진 유지바탕(총도)과 모사 과정 중 구현된 도침기법(도첩)은 이후 유물제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사라질 것들
20153월 규장각에서 의뢰를 받아 본교 불교회화연구소에서 이번 사업을 맡게 되었다. 불교회화연구소가 설립된지 20여 년이다. 20년이라는 시간동안 불교회화 전통기법 연구와 재현에 매진했다. 이태승(회화학과)교수는 임서만 약 30~40년 연구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전통의 불화기법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같은 목적을 가진 본교 대학원 불교회화 연구진 인력들이 투입되어 이번 모사 사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교 불교회화연구소에서 모사작업을 맡은 고지도 팔도총도30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색조의 퇴색화의 진행과 굴절과 꺾임이 발견되어 보존처리가 시급했다. 또한 정조대에 태조의 어진을 봉안했던 경주 집경전의 옛터를 기념하면서, 비석을 세운 후 이를 기념하기위해 보호 비각을 세우고 이 사실을 그림과 함께 기록한 예장첩인 집경전구기도첩또한 20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유물이다.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사라질 옛 유물을 보존하고 똑같이 재현해 전통방식을 후대에 전할 수 있게 된 것에 이번 사업은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본교의 이념을 받들어 불교회화의 맥을 잇고 싶다
이태승(회화학과)교수는 본교의 건학정신이 이번 사업과 불교회화연구소의 이념이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도의를 갈고 닦아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간이 되자는 건학정신처럼 평소 불교회화의 보존과 재현, 연구, 교육, 창작전시 등에 공을 들여왔다.
또한 전통을 보존함과 동시에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에 지금도 계속 주력하고 있다. 이태승(회화학과) 교수는 이번 제작사업은 전통문화재현 및 문화연구, 용인대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회화 지평을 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불교회화연구소는 전이모사(轉移模寫)를 통한 후진양성과 앞으로 한국불화 전통기법 및 재료의 특성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 전통기법의 재현이라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지속적으로 가져가 불교회화를 발전시키는데 이바지 할 것이라 전했다.
 
이예진 기자
(chunchoo@nate.com)